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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활동) 화천군 비수구미와 평화의 댐 /류시호 논설위원

평화의 댐 비목공원에서는 군 복무 시절을 생각하며 평화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꼈다.
  화천군 비수구미와 평화의 댐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양지녘에/ 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비목이여/ 먼 고향 초동친구 두고 온 하늘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 되어--- 홀로선 적막감에 울어 지친 비목이여/ 그 옛날 천진스런 추억은 애닯어/ 서러움 알알이 돌이 되어 쌓였네.’ 비목(碑木) 시는 충북 충주 출신 한명희 소대장이 1960년대 중반 비무장지대 전투초소에서 근무하며, 강원도 화천 백암사 부근에서 잡초에 우거진 양지바른 산모퉁이를 지나며 십자나무로 세워진 무명용사의 돌무덤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

비목은 목비(木碑·나무 비)를 시적 언어로 표현한 것으로 죽은 이의 신원을 새겨 무덤 앞에 세우는 나무로 만든 비이다. 1968년 방송국 음악 PD로 일하던 한명희가 작사하고 장일남이 작곡했다. 6·25의 비극을 일깨워주는 대표적인 우리 가곡이다.

320() 한국문학예술인협회(대표 류시호, 회장 한규원)에서는 강원도 화천군 초대로 27명이 청정지역 화천군 비수구미와 평화의 댐, 그리고 화천지역으로 문화기행을 갔다. 전 국민이 코로나에 지쳐 힘들 때 온도 체크와 가이드의 철저한 방역으로 안심하고 출발을 했다.

강원도 화천의 비수구미는 6·25전쟁 때 피난 온 화전민들이 정착해 조성한 마을이다. 이 마을은 화천댐 건설로 파로호가 생겨나면서 마을로 이어지는 길이 모두 막혀 버린 탓에 국내에서 손꼽는 오지로 알려져 있다. 마을까지 이어진 길이라고는 일반인 출입이 제한되는 6남짓의 비포장도로가 전부라 마을 주민들은 지금까지도 파로호에서 배를 이용해 세상과 소통한다.

 이 오지에는 3가구가 살았는데, 지금은 비수구미에서 작은 산채 식당을 운영하며 삶의 터전을 일궜던 철의 여인 김영순 할머니와 천생 농사꾼이자 꽃밭 가꾸기의 귀재, 장윤일 할아버지 부부만 살고 있다. 지금은 장남 복동 씨 부부가 비수구미에 들어와 농사와 식당일을 하고 있다.

비수구미 마을 앞에는 큰 파로호 호수가 있고, 마을에 들어가려면 배를 타거나 뒤쪽에 있는 산을 넘어야 한다. 산 옆을 따라 걸어갈 수 있는 비포장 도로와 동네 입구에는 오솔길도 있고 호수와 오솔길 사이 다리가 놓여있다.

봄비 내리는 토요일, 비수구미 들어갈 때는 보트를 타고 갔고 나올 때는 걸어서 나왔는데, 산채 비빔밥이 일품이다. 이어서 인근에 평화의 댐, 비목공원, 안보전시관, 해산전망대 등을 둘러보며 화천군 일대를 둘러보았다. 평화의 댐 근방 비목공원에서는 군 복무 시절을 생각하며 평화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꼈다

특히 평화의 댐 경수로의 웅장한 풍경이 장관이고, 계곡과 강,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 풍경도 한 폭의 그림 같다. 이 댐은 길이 601m, 높이 125m, 최대저수량 263000t으로 대한민국 내의 모든 댐 가운데 3위의 규모이다

마지막 코스로 화천읍 내 재래시장을 방문하여 부꾸미와 매밀전으로 잠시 즐겁게 보냈다. 바로 옆 개울에 화천 산천어 축제장도 둘러 보았다. 다음에 기회를 만들어 가족들과 와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한국관광공사에서는 한적한 계곡을 따라 유유자적 걷는 길이라는 테마로 걷기 좋은 길을 선정했는데, 고요하고도 비밀스러운 비수구미 생태길’(강원 화천)을 추천했다. 그리고 하늘이 내린 계곡을 따라 걷는 둔가리약수숲길’(강원도 인제), 시원한 물소리와 함께 걷는 계룡산 국립공원 탐방로 수통골 코스’(충남 계룡), 귀를 즐겁게 하는 길 감악산 물맞이길 1코스’(경남 거창) 5곳을 추천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1여 년간 각종 문학회가 행사나 활동을 못했는데, 화천군청 초대로 한국문학예술인협회 회원들과 함께 청정지역 문화기행은 의미가 깊다. 특히 류시호 대표, 한규원 회장, 창작사랑방 4기 이성희 회장, 김명선 국악인 어린 심청이, 신희자 사무국장, 강미야 자문위원 등의 협찬과 찬조로 푸짐하게 즐기며 즐거운 문화기행을 마쳤다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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