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빈(울산현대고)은 여자 U-16 대표팀에서 처음 맡게 된 것이 많다. 주장이라는 중책, 그리고 수비형 미드필더라는 새 포지션이다.
여자 U-16 대표팀은 3일부터 파주NFC에서 올해 첫 국내 소집훈련을 진행 중이다. 9월 예정된 2022 AFC U-17 여자 아시안컵 1차 예선을 대비해서다. 5일간 진행되는 이번 훈련에서 고은빈은 주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그간 소속팀에서는 주장을 맡은 적이 없었던 고은빈은 “확실히 책임감이 많이 따른다”며 완장의 무게를 실감했다.
6일 열린 충의중 남자축구부와의 연습경기 1경기에 출전한 고은빈은 중원에서 동료들을 지휘하고 다독이며 제몫을 해내기 위해 애썼다. 다소 아쉬운 전반전을 마친 뒤 김태엽 감독은 선수들끼리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만들었고, 고은빈은 가장 먼저 나서 이야기를 꺼내며 주장의 면모를 보였다.
고은빈은 “우리가 너무 급한 것 같다고, 긴장을 풀고 천천히 하자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5-5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것에 대해 그는 “전반전에는 우리 플레이를 잘 펼치지 못했지만 후반전에 감을 찾아서 만회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도 후반전에 잔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더 신중하게 플레이했는데, 전반전보다는 괜찮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라는 새 포지션을 수행하는 것 또한 고은빈에게는 도전이다. 고은빈은 울산현대청운중 소속이었던 지난해에도 김태엽호에 발탁됐는데, 김태엽 감독이 그에게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긴 것이다. 고은빈은 원래 중앙 공격수가 주 포지션이고, 이전까지 수비형 미드필더로 뛴 적이 없었다.
고은빈은 “감독님이 나를 좋게 봐줘서 기회를 만들어 준 것인 만큼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며 새 포지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오히려 공격수보다 더 마음이 가는 것 같다. 원하는 플레이를 자유롭게 할 수 있고, 뒤에서 바라보며 동료들에게 말을 많이 해줄 수 있어서 좋다”고 밝혔다.
포지션이 바뀌면서 새로운 롤모델도 생겼다. 미국 여자 국가대표팀의 줄리 얼츠다. 미국의 2015, 2019 FIFA 여자 월드컵 우승을 함께한 투지 넘치는 중앙 미드필더다. 고은빈은 “감독님이 좋아하는 선수라고 말씀해주셔서 영상을 찾아봤는데 정말 멋지다. 영상을 자주 보면서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수비형 미드필더로서의 성장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