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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시향] 어머니의 손마디

어머니의 손마디

               박가을

어머니의 손마디를 보았습니다

거칠고 투박한 손마디에는 굵은 살이 박혀있고

기름기 없는 매말라있는 손이었습니다



그 거친 손으로

된장국을 끊여주셨던 걸쭉한 된장국맛이

꿀떡보다 더 달콤했지요. 꽁보리밥에 넣어

쓱쓱 비벼먹을 때 그 맛을 형용할 수가 없었습니다



호릉불 아래에서 헤진 양말을 덧입혀 꿰메주시며

'아따 따듯하겠다' 시며 흐믓한 미소를 지으시고

자리에 누루면 금방 코콜이를 하셨던 당신이었습니다



언덕에서 쑥을 뜯어다 밀가루에 분칠을 하듯

가마솥에 쑥범벅이 익어가는 향긋한 냄새는

가슴까지 붙었던 뱃가죽은 신바람이 났습니다



낮밤을 가르지 않고 하얀 앞치마를 벗지 못하시며

밭에서 하루졸일 일하시다

해질 저녁에 집에 오셔서 가족을 위해 풍성하게

저녁상을 차리셨던 당신은 얼마나 고되셨을까요

그런 당신의

거칠어진 손마디에 물기가 마르지 않았습니다



지금에서 당신의 모습을 떠올리니

불효자의 눈에서 눈물만 흘릴뿐입니다

그리워서

보고파도 볼 수 없는 이 순간이 너무 애처롭습니다

어머니.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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