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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회복이 중요하구나’ 광양제철고 우승의 시사점


[뉴스시선집중, 임 장순기자] 대한축구협회장배를 들어올린 광양제철고(전남드래곤즈 U-18)의 우승 비결은 ‘편안한 휴식과 회복’이었다.

광양제철고는 지난달 28일 남해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제42회 대한축구협회장배 전국고등학교축구대회 결승전에서 후반 25분 터진 문승민의 결승골에 힘입어 전주영생고(전북현대 U-18)를 1-0으로 물리치고 정상에 섰다. 광양제철고는 2019년 대회 결승전에서 영생고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으나 이번에는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2년 전 패배를 설욕했다.

광양제철고는 우승에 이르기까지 2주 동안 7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이틀에 한 번씩 경기를 치르는 일정이었다. 더군다나 광양제철고는 결승전 상대인 영생고보다 한 경기를 더한 상태였다. 대회 규정상 조 2위였던 광양제철고가 조 1위 영생고에 비해 토너먼트 한 경기(12강전)를 더하게 돼 있었다.

게다가 영생고는 준결승까지 5전 전승(11득점 1실점)으로 막강한 실력을 과시했다. 반면 광양제철고는 조별리그를 1승1무1패로 어렵게 통과했고, 12강전에서는 충남기계공고를 (연장전 없는) 승부차기 끝에 꺾고 올라올 정도로 고전했다. 여러모로 광양제철고가 불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경기는 예상과는 딴판이었다. 오히려 한 경기를 더 뛴 광양제철고 선수들이 체력에서 우위를 보였고, 영생고 선수들은 어딘지 모르게 몸이 무거워 보였다. 결국 객관적인 전력에서 뒤진다는 평가를 받는 광양제철고가 영생고를 1-0으로 물리치고 2년 전 패배를 설욕했다.

광양제철고가 체력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비결이 궁금했다. 경기 후 김현수 광양제철고 감독은 “7경기를 치르면서 선수들의 근육 부상이 한 번도 없었다. 피지컬코치와 의무트레이너가 아이싱, 영양 섭취 등을 잘 챙겼다. 코칭스태프의 노력 덕분에 선수들이 잘 뛰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상을 받은 광양제철고 박우진은 “코치 선생님들이 아이싱 등 몸관리를 철저히 해주셔서 잘 뛸 수 있었다. 또한 2년 전 영생고에 당한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원팀으로 뭉친 것이 통했던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광양제철고 선수들이 회복에 집중할 수 있었던 건 이번 대회가 ‘사실상의 홈 경기’나 다름없었기 때문이었다. 프로팀 뿐만 아니라 전남드래곤즈 산하 유스팀이 사용하는 클럽하우스는 협회장배가 열리는 경남 남해군과 차로 40분 거리에 있다. 이에 광양제철고 선수단은 다른 팀들과는 달리 남해 인근에 숙소를 잡지 않고, 클럽하우스와 경기장을 오가며 대회를 치르기로 결정했다.

선택은 탁월했다. 선수들은 익숙한 환경에서 편하게 휴식을 취하고, 마사지 등 치료를 받으며 제대로 된 회복을 할 수 있었다. 덕분에 대회 후반부로 갈수록 체력 우위를 바탕으로 좋은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유스팀 지원을 맡고 있는 양훈제 전남 유소년주무는 “구단에서도 경기장 인근에 숙소를 잡을지 여부를 두고 고민했다. 하지만 평상시에도 먹고, 자고, 훈련하는 클럽하우스가 집중도나 회복 면에서 오히려 더 나을 거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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