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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시향]비 갠 날의 접시꽃

비 갠 날의 접시꽃

        오순옥     

비가 개인

탄천 길을 섰다

길쭉한 몸뚱이에

칸칸이 매달린 접시꽃

    

어쩜 저리도 이쁜지

지켜보니

노을도 놀라 달아난다

    

어둠이 내리고

산 그림자가 등을 돌려도

초연하게 밤을 지새우고 있다

    

내일이 오면

또다시

단아한 모습으로

볼 수 있을까

    

햇살 밭에

흐드러진 꽃잎

    

향기에 감전되어

그대와

꽃차 한 잔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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