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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대산문학 제5호(발행인 고현자)/류시호 논설위원

힘들고 지칠 때일수록 포기하지 말고 예술을 즐기며 살자.

· 러 수교 30주년 기념 음악회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러시아 하면, 오마샤리프, 제랄드 체플린 주연의 영화 닥터 지바고생각이 나고,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인형 등을 작곡한 차이콥스키, 전쟁과 평화, 부활 등 소설을 쓴 대문호 톨스토이가 생각난다. 소설 닥터 지바고의 작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가 1958년 노벨상을 받았으나 정부의 압력으로 수상이 거절되고 작가동맹에서 추방되었다.

젊은 시절, 대기업 자동차 회사 연구소와 기획조정실에 근무하며, 유럽으로 출장을 가며 항시 미국의 엥커리지를 경유하여 돌아서 갔다. 그런데 1990년 가을에 한국과 러시아가 수교를 하면서, 프랑스에서 귀국할 때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공항에서 여러 시간 정차했다. 그때 사회주의 국가 모스크바공항에 처음 내려 잠시 흥분했고, 러시아 민속인형 '마뜨료쉬까'와 보드카를 구입했다.

최근에 세종문화회관에서 · 러 수교 30주년 기념 음악회에 필자가 대표로 있는 한국문학예술인협회 20명의 회원들과 함께 했다. 공연 중 주한 러시아 안드레이 쿨릭 대사가 한 · 러 수교 30주년 기념 축하 인사를 해서 반가웠다. 이번 음악회는 코로나 19로 온?오프라인이 결합한 언택트(Untact) 교류 음악회였다. 국내 성악가들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러시아 현지에선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국립음악원 볼쇼이 홀에서 각각 공연했다.

공연 내용은 러시아 차이콥스키의 오페라 예브게니 오네긴중 왈츠와 렌스키 아리아, 타티아나 아리아를 노래했고, 로쉬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 중 피가로의 카파티나를 바리톤 김인휘와 안드레이 그리고리예프가 듀엣으로 불렀다. 그리고 러시아 민요, 드라마 모래시계의 주제가 백학’, ‘검은 눈동자’, 우리나라 민요 신 아리랑’, ‘박연 폭포처럼 양국에서 사랑받는 다양한 작품을 러시아 성악가와 한국의 성악가들이 교대로 들려주었다.

음악의 힘은, 프랑스 음악이 연주된 날에 고객의 77%가 프랑스산 와인을 구입하고, 독일풍 음악이 연주된 날에는 독일산 와인 판매율이 높았다. 또한 런던 지하철에서 클래식을 틀자 절도는 33%, 시설물 파손은 37%나 감소했다고 한다. 그리고 음악은 인간의 상처 난 영혼을 치유해주는 역할도 한다. 러시아 출신 거장 바이올리니스트 야사 하이페츠와 미국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예후디 메뉴인은 전쟁터에서 군인과 고통받는 시민을 위해 수백 번의 공연을 했다.

우리가 즐기는 음악은 노력이 없이 가까워지기 힘들지만, 예술을 만나는 일이 시작되면 삶이 새롭게 바뀐다. 요즘 다양한 프로그램이 지역마다 있고, 생각보다 음악이 멀리 있지 않고, 미술 전시회도 많고, 연극 공연도 저렴하게 볼 수 있다. 천원의 행복 온쉼표2007년 시작 후 관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14년간 지속되고 있는 세종문화회관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클래식, 뮤지컬, 국악 등의 음악회나 박물관, 미술관, 영화, 연극 등 문화예술을 감상만하다가 악기를 직접 연주하고, 노래하고, 그림을 그리고, 시를 써 보면 그 즐거움은 더욱 풍만하다. 필자도 기타연주를 4년째 배우고 있다. 감상만 하던 예술을 직접 해보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마음이 넓어진다. 특히 음악은 상처 난 마음을 치료하는 약이 된다. 우리 모두 힘들고 지칠 때일수록 포기하지 말고 예술을 즐기며 살자. 대한민국 모든 사람이 문화예술을 누리며 마음의 부자가 되면 좋겠다. P.S. 이 원고는 2,500자인데 지면 관계상 1,700자로 줄임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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