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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시즌 KLPGA투어 상반기의 추억


[뉴스시선집중, 임 장순기자] 2021시즌 KLPGA투어 상반기가 화려한 막을 내렸다. 멋진 샷과 명승부로 KLPGA투어를 빛낸 선수들의 상반기 ‘가장 기억에 남는 샷’과 ‘다양한 에피소드’ 등을 소개한다.

▶KLPGA 선수들의 상반기 가장 기억에 남는 샷은?
대부분의 선수가 ‘우승한 대회에서의 결정적인 샷’을 기억에 남는 샷으로 꼽았다. 박현경(21,한국토지신탁)은 ‘크리스 F&C 제43회 KLPGA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의 13번홀 세컨드 샷을 최고의 샷으로 꼽았다. 박현경은 “바람이 많이 부는 상황에서 세컨드 샷을 핀에 한 뼘 거리로 붙였다. 상반기 모든 샷 중에 가장 만족스러운 샷이다. 13번홀 버디가 있었기 때문에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시즌 개막전인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이소미(22,SBI저축은행)도 마지막 날 18번홀 세컨드 샷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소미는 “한참 멘탈 트레이닝을 할 때여서 실전도 연습 때처럼 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었다. 우승이 가까워진 상황이라 안전하게 아이언으로 끊어가도 됐지만, 연습이라고 생각하고 과감하게 유틸리티로 쳤다. 그 샷이 잘 되면서 우승의 영광뿐만 아니라 멘탈적인 부분에서도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프로 데뷔 11년 만에 ‘제7회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컵을 품에 안은 곽보미(29,하이원리조트)는 최종라운드 마지막 홀의 어프로치 샷을 떠올렸다. 곽보미는 “우승 후 18번홀 어프로치 상황에 대한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다. 러프에서 벙커를 넘겨 핀으로 보내야 했는데, 바로 보내는 것보다 벙커 턱에 맞춰서 넘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해서 과감하게 어프로치 했다. 의도한 대로 됐던 최고의 샷이었다.”고 말했다.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 2021’에서 우승하며 신데렐라로 떠오른 전예성(20,GTG웰니스)은 승부를 연장전으로 이끌며 우승 발판을 마련해준 18번홀 마지막홀 어프로치 샷을 꼽았고, 3년 만에 우승하며 부활의 날개를 편 오지현(25,KB금융그룹)은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최종라운드에서 흐름을 바꿔 놓으며 우승의 원동력이 된 11번홀 긴 버디 퍼트를 떠올렸다.

상반기에만 6승이라는 독보적인 승수를 쌓으며 자타공인 ‘대세’로 떠오른 박민지(23,NH투자증권)는 ‘DB그룹 제35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 최종라운드에서 과감한 공략으로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일궈낸 데 결정적 역할을 한 18번홀의 세컨드 샷이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반면에 아쉬웠던 홀이 가장 기억에 남은 선수들도 있었다. 지한솔(25,동부건설)은 우승 문턱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신 ‘제7회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의 마지막 홀 웨지 샷을 꼽았다. 지한솔은 “선두인 곽보미 선수와 한 타 차여서 과감하게 치려고 했다. 웨지 샷인데도 7m나 되는 퍼트가 남았다. 정말 아쉬웠다.”고 말했다. 유해란(20,SK네트웍스)은 ‘롯데 오픈’ 최종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3번 우드로 친 세컨드 샷을 실수로 벙커에 빠뜨리며 연장 승부까지 갔던 일을 잊지 못한다고 회상했다.

▶상반기 가장 기억에 남는 소소한 에피소드는?
중계방송이나 미디어 인터뷰를 통해서는 알려지지 않은 ‘소소하지만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알아봤다.

이소미와 박주영(31,동부건설)은 ‘골프 인생에서 가장 많은 라운드를 해본 날’ 새로운 기분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소미는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때 태어나 처음으로 33홀 경기를 해봤다. 해외 대회에서 매치플레이로 36홀 경기는 해봤지만 36홀을 다 치지는 않았고, 매치플레이이다 보니 체력적인 부담이 덜했다. 하루 종일 골프만 친 것 같아서 무척 새로운 경험이었다. 체력적인 부분에 자신이 없었는데 생각보다 할 만해서 놀랐다.”며 웃었다. 박주영은 “끝이 나지 않는 골프의 세계를 경험한 기분이었다. 몇 개 홀이 남았는지 인지하지 못하고 무아지경으로 치다가 17번홀에서 문득 한 홀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소소한 행복을 느꼈다.”고 말했다.

7월 들어 이어진 무더위도 선수들에게는 잊지 못할 기억이었다. 최혜진(22,롯데)과 장하나(29,비씨카드)는 “이러다가 쓰러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었다.”라고 입을 모았다.

독특한 패션으로 이슈 몰이를 했던 박주영은 “새로운 의류 후원사를 만나면서 다양한 옷을 입고 있는데, 점프 수트에 도전한 뒤부터 패션에 자신감이 생겼다. 의류 브랜드와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것 같아 의미 있다. 패션으로 이슈가 되면서 ‘오늘은 왜 이렇게 밋밋해?’라는 말이 가장 무서웠다. 사실 조금 부담도 되지만 그 또한 관심이기에 감사히 생각하고 하반기에도 과감한 패션에 계속해서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박지영(25,한국토지신탁)은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서 부상이 걸리지 않은 2번홀에서 홀인원을 한 뒤 ‘아무것도 없어!’를 외치며 절규한 것이 중계방송에 그대로 나가면서 많은 골프 팬에게 웃음을 줬다. 박지영은 “주변에서 정말 많은 연락이 왔다. 당시에는 대회장에서 보는 사람마다 한마디씩 했을 정도로 이슈가 되었던 것 같다. 그 덕분인지 주최 측인 대보그룹에서 특별 상금을 주었고, 긍정적인 마인드와 경기를 즐기는 마음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말했다.

상반기 6승을 일궈낸 박민지는 축하한다는 말을 몇 번이나 들었을까? 박민지는 “적어도 1,000번은 될 것 같다. 정말 많은 축하를 받았다. 축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고, 보답하기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밖에 전예성은 “계속 컷 탈락을 반복하던 중 ‘DB그룹 제35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가 끝나고 부모님께 호되게 혼났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 정말 정신이 번쩍 들었고, 그 이후로 조금씩 성적이 잘 나오면서 우승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고, 오지현은 “선두 경쟁으로 긴장됐던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3라운드에서 박민지, 한진선 선수와 마지막 조 플레이를 하면서 패션과 쇼핑 얘기로 오랜만에 즐겁게 웃으며 경기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중계방송으로는 심각한 상황으로 보였을지 모르겠지만 사실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덕분에 긴장감을 많이 덜어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설레는 하반기를 맞으며…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상반기를 마치며 반환점을 돈 KLPGA 투어. 하반기를 맞은 선수들의 목표 중 ‘우승’을 제외하고 꼭 이루고 싶은 것을 물어봤다.

기록과 관련된 목표가 유독 많았다. 박현경은 “정규투어 데뷔 후 단 한 번도 이글을 해 본 적이 없다. 한 번쯤 나올 만한데 안 나오더라. 이번 시즌에는 꼭 이글을 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이소미는 ‘그린 적중률 1위’가 목표라고 밝혔고, 곽보미는 드라이버 비거리 부문 1위와 함께 현재 100위 밖으로 밀려나 있는 평균 퍼트 부문을 80위 이내로 끌어올리고 싶다고 했다. 전예성은 ‘모든 대회 컷 통과’를, 유해란은 ‘챔피언조 많이 들어가기’를 목표로 정했다.

최혜진과 박민지는 멘탈적인 부분에 중점을 뒀다. 최혜진은 “잘하려는 마음이 크다 보니 실수했을 때 더 심각해지고 예민해지는 것 같다. 다 내려놓고 다음 샷을 잘하기 위해 편하게 마음먹고, 즐겁게 경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박민지는 성적보다는 그날 경기에 집중하고 스스로 만족하고 행복할 수 있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민지는 “최근 김민선5 선수가 경기중 잘 안되는 상황에서도 밝고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인 것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하니 결국에는 경기가 잘 풀렸다. 많은 것을 느꼈다. 하반기에는 나도 웃으며 여유를 가지는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독특한 다짐도 많았다. 전예성은 일정이 없는 날도 일찍 일어나서 부지런하게 생활하기를, 지한솔은 실수를 해도 마음을 편하게 가지고 많이 웃기를 목표로 삼겠다고 했고, 장하나는 몸 관리를 철저히 하기 위해 대회 기간에 인스턴트와 가장 좋아하는 치킨 먹지 않기, 오지현은 대회가 있는 날 스윙이 둔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밥 반 공기만 먹기를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최고의 샷과 풍성한 에피소드로 빛났던 2021시즌 KLPGA투어 상반기. 다음 주부터 ‘대유위니아 MBN 여자오픈 2021’로 다시 힘찬 시동을 거는 KLPGA투어 하반기에는 또 어떤 멋진 샷과 명장면이 연출되며 골프팬을 즐겁게 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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