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모란전시회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최근에 국립고궁박물관의 모란전시회를 갔다. 이번 전시에는 조선 왕실에서 모란이라는 식물과 그 무늬를 어떻게 향유하였지를 보여주고, 모란에 담긴 다양한 상징을 소개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교직에 근무할 때, 방학 때마다 1주일씩 3회를 연수하여 고궁박물관 문화해설사로 추천을 받았다.
제목 “안녕, 모란”은 서로에게 안부를 물으며 건네는 인사이기도 하고, 조선 왕실의 안녕을 빌었던 모란 무늬처럼 우리 모두의 안녕을 비는 주문이기도 하다. 모란꽃의 크고 화려한 꽃송이와 그 화사한 향기 속에 서로의 안녕을 기원해 본다.
모란은 신라 진평왕(재위 579~632년) 대에 한반도에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고 고려시대 궁중과 귀족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했다. 그리고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왕실과 민간을 막론하고, 식물 자체는 물론 무늬로도 오랫동안 사랑받았다.
조선 왕실에서도 풍요와 영화로움이 깃들기를 기원하며 궁궐이나 생활용품을 꾸밀 때 용과 봉황, 거북에 견줄 만큼 모란을 즐겨 사용했다. 모란에 담긴 의미는 살아서의 부귀에 그치지 않았다. 조선 왕실에서는 왕실 인물의 마지막을 배웅하는 무늬로 모란을 썼다. 왕실 흉례 때 고인의 시신과 혼이 자리하는 곳에는 어김없이 모란도 병풍을 둘러 고인을 지키고, 죽음 후 조상신이 된 국왕과 왕비가 나라에 영원한 안녕과 번영을 가져와줄 것을 기원했다.
서울의 국립중앙박물관은 구석기시대부터 현대까지 유물들을 전시하고, 국립민속박물관은 우리나라 민속에 대하여, 국립고궁박물관은 조선시대 유물과 문화를 보존하고, 국립현대미술관은 장승업 화가 이후 미술품을 보관하고 전시를 한다. 장승업 화가 이전 미술품은 국립중앙박물관에 보존한다. 코로나 전염병으로 모임도 못하고 갑갑할 때 10월 31일까지 4명 예약 가능하니, 경복궁역 근방에 있는 국립고궁박물관을 추천한다. /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