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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했던 전반전, 상대의 균열을 기다린 강원


[뉴스시선집중, 임 장순기자] 김병수 감독이 이끄는 강원FC가 리그에 이어 FA컵에서 또 한 번 수원삼성을 잡으며 4강 진출에 성공했다. 구단 창단 이래 거둔 FA컵 최고 성적이다.

강원은 11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2021 하나은행 FA CUP 8강전에서 김대원의 두 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수원의 수비에 고전하는 듯했지만 인내하며 상대의 균열을 기다린 강원이 결국 먼저 득점에 성공하며 승리할 수 있었다.

리그 일정을 감안해 로테이션을 가동한 양 팀 감독은 경기 전부터 이번 경기가 두 팀 모두에게 쉽지 않은 경기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부상으로 인한 여러 선수들의 전력 이탈과 그로 인한 후유증, 그리고 리그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분위기 쇄신이 필요한 양 팀이었다.

이날 박건하 수원 감독은 캐나다 대표팀에서 북중미 골드컵을 뛰고 돌아온 헨리와 함께 최정원, 조성진의 스리백을 가동했다. 수원은 전반전 동안 철저히 자기 진영에 머무르며 수비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한편 김대원, 실라지, 고무열의 스리톱을 내세운 강원은 전반전 내내 공격적으로 나서며 경기를 주도했지만 페널티박스 안으로의 볼 배급에 아쉬움을 보이며 득점에 고전했다.

강원이 높은 볼 점유율과 함께 많은 공격 전개를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득점 없이 전반전을 마치자 홈팬들도 다소 답답해했다. 수원으로서는 준비했던 수비적인 전술의 성공이었고, 강원으로서는 주도권을 가졌음에도 조급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병수 강원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김병수 감독은 “경기 전에 말했듯이 이번 경기는 누가 집중력을 발휘하느냐가 중요한 경기였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전반전에 득점하지 못한 것은 상대 수비에 적응이 필요했던 것”이라며 “스리백을 사용하는 팀들은 수비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쉽게 공간을 찾지 못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균열이 발생할 것이고 그때까지 득점 찬스가 나지 않더라도 인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후반 4분 실라지와 김대원이 김병수 감독이 기다렸던 균열을 만들고 득점까지 연결했다. 실라지가 오른쪽에서 찬 날카로운 크로스를 김대원이 수비수 사이에서 튀어나오며 슈팅해 득점으로 연결했다. 김병수 감독의 말대로 강원은 선제 득점이 터지자 답답했던 경기를 좀 더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었다. 경기 막판 강원은 수비 집중력으로 수원의 공세를 버텼고, 교체 투입된 이정협의 활약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김대원이 성공시키면서 2-0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반면 후반 초반 실점으로 더 이상 수비적으로 임할 수 없게 된 수원은 공격수들을 투입하며 만회골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경기 후 박건하 감독은 “준비한대로 전반전을 수비적으로 잘 버텼는데, 후반전에 일찍 실점하면서 선수들이 급해졌던 것 같다”며 패인을 짚었다.

강원의 첫 FA컵 4강 진출을 달성한 김병수 감독은 강원에서 만든 기분 좋은 추억들을 떠올리며 “오늘 또다시 좋은 추억을 만든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자격이 주어지는 FA컵 우승까지 노릴 수 있게 된 그는 “4강까지 올라갔기 때문에 (리그만큼) FA컵에도 집중해 결승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강원은 10월 27일 대구FC와 FA컵 결승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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