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자랑하는 76명의 초상화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초상화 전문 미술관인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이 소장한 초상화의 매력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어 예약하고 참석을 했다. 이번 전시는 세계적인 컬렉션을 처음으로 소개하는 전시로 500여 년의 시간을 넘나들며 세계 역사와 문화를 빛낸 인물들의 초상화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었다.
이번 전시의 즐거움은 셰익스피어, 엘리자베스 1세, 아이작 뉴턴, 비틀스, 에드 시런에 이르기까지 영국과 세계의 역사를 빛낸 인물들을 만날 수 있다. 전시를 구성하는 다섯 개의 주제, ‘명성’, ‘권력’, ‘사랑과 상실’, ‘혁신’, ‘정체성과 자화상’은 초상화가 가진 다양한 의미를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사람의 얼굴이나 모습을 그린 초상화에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 한 사람의 인생을 꿰뚫을 수 있다. 조선 최고의 성군이었던 세종대왕의 어진(御眞)과 망국으로 이끈 고종의 어진에는 두 사람이 겪었던 시대적 상황을 엿볼 수 있다.
170여 년 전 문을 연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은 영국뿐 아니라 세계 역사와 문화에 기여한 인물들의 초상화를 소장하고 있다. 60년 전부터는 그림을 넘어 사진까지 범위를 넓혔다. 전시장을 둘러보면 백인 상류층 위주에서 다양한 인종과 소수 계층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대문호 셰익스피어를 비롯해 '폭풍의 언덕'을 쓴 에밀리 브론테, 스페인 무적함대를 무찌른 엘리자베스 1세, 찰스 다윈과 아이작 뉴턴, 록 밴드 비틀스와 그들을 잇는 에드 시런, 배우 오드리 헵번과 엘리자베스 테일러, 월드 와이드 웹(www)을 발명한 팀 버너스 리, 축구의 아이콘 데이비드 베컴, 넬슨 만델라 등의 초상화를 볼 수 있다.
그리고 영국 왕 세자비였던 패션 아이콘 다이애나, 부유한 귀족에서 반역자로 처형된 캐플 남작 가족, 노예 상인에서 노예로 팔린 아유바 술레이만 디알로까지 76명의 삶을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도 왕족이나 귀족들 초상화가 있는데, 대개가 조선 시대에 제작을 했다.
영국이 자랑하는 셰익스피어와 76명의 초상화를 보니 우리나라도 나라를 구한 영웅과 학자, 과학자, 기술자, 세계를 향하여 열심히 뛰고 있는 기업인, 음악가, 미술가, 체육인, 예능인 등 대단한 인물들이 많은데 국가에서 잘 모셔야겠다. 코로나 전염병 때문 거리 두기가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외로움을 호소한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 혼자인 걸 힘들어하기 때문이다. 인간관계에서 얻는 에너지가 줄면서 우울은 늘어난다. 갑갑하고 힘들 때,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가서 스트레스도 풀고 인문학을 통하여 마음의 양식도 쌓자. 뉴스 시선집중 (2021. 08. 16)발표 /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