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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활동) 가자, 대천해변으로 / 류시호 논설위원

새벽에 내리는 빗소리와 콘도 창가로 들려오는 파도 소리는

가자, 대천해변으로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입추와 처서가 지난 뒤, 지난봄 다녀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으로 여행을 갔다. 교육공무원으로 근무한 덕분에 교육청 콘도를 추첨하여 예약을 했다. 기차 타고 초록색 들판을 보며 가을로 가는 농촌 풍경을 보니 고향 생각이 간절하다.

보통 입추가 지나면 바닷물이 차가워서 발 넣기가 싫은데, 지구 온난화 때문인지 바닷물에 맨발로 들어갔다. 철 지난 바닷가에는 남녀 대학생 무리들이 가는 여름을 아쉬워하며 즐겁게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 새로 발견한 바다를 바라보는 해송 아래 커풀용 그네에 앉아, 가을비 맞으며 글감 스토리를 떠 올렸다. 그런데 코로나 전염병 확산으로 교육청 콘도에 직계가족만 입실이 되어 지인들과 같이 못가서 아쉬웠다.

대천항구에서 전어회와 놀래미 회를 구입하여, 숙소에서 와인 한 잔에 떠나는 여름을 보내고, 가을을 맞이하는 마음의 준비를 했다. 그리고 가을 장맛비 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했다. 새벽에 내리는 빗소리와 콘도 창가로 들려오는 파도 소리는 귀중한 글감이 되었다. 다음날 점심은 전복 소라가 들어간 해물 뚝배기를 오랜만에 먹었다.

기차 타고 서울로 귀가하며 시상(詩想)을 살려 즉흥시를 써 보았다. ‘입추가 지난 대천 바닷가/ 해변 그네에 앉아/ 에스프레소 한 잔으로/ 모닥불에 합창하던/ 기타 소리 추억 더듬는다/ 넘실대던 하얀 파도/ 은빛으로 사랑을 속삭이던/ 모래사장 향연/ 갈매기들 함성(합창)/ 속 비운 조개와 소라/ 함께 노래하던 곳 ----’ 퇴고 중인 <가을 바다>의 일부다.

이제 가을의 시작이다. 가을 기운이 거리에 가득 찰 때, 예술과 우리의 삶은 더욱 빛날 것 같다. 우리 모두 자연과 지구에 감사하며 살자. 서울이 가까워 지면서 생각을 해본다. 이번 가을에는 원주 문막의 지인 주말농장이나 곤지암 리조트에서 1박 할 꿈을 키우며, 또 다른 삶을 향하여 열정을 살려야겠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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