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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시향] 가을의 고독 - 박가을

가을의 고독

               박가을

  추적추적 가을비는 내린다

  가을을 떠나보내야 하는가 보다

내 가슴에는 아직도 가을이 남아있는데

그 곁에도 가보지 못하고 서성거리고 있다.



홀짝거리며 마시는 원두커피

  입안은 쓰디쓴 여운만 남겨놓았다.

저 빗속을 거닐고 실은 충동은 목까지 차올랐다.

우산을 들고 걷다 보면 빗소리가 음표가 되고

박자를 맞추며 먼 여행을 떠나고 싶다

  이처럼 혼자만이 감정

그 음성은 막을 수 없는 고독함에

  비 내리는 날은 싫다.



어깨가 시려 온다.

텁텁한 막걸리 한잔 벌컥벌컥 마신다며

  막혔던 속이라도 후련해 질텐데

  선술집에 우두커니 혼자라는 이유가 싫다.

  까맣게 물들어가는 이 밤이

  나를 감출 수 있어서 그만, 다행이다

  가을날, 고독한 날에는 어깨춤이라도 춰야겠다

  소주 두 잔을 마시면 흥이 날까,

안주는 한 수 입안에 넣고 오물거리면 된다

  그 누가 탓햐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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