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문화활동) 불교 미술 조선의 승려장인 / 류시호 논설위원

어깨에 해진 바랑을 짊어지고 온 나라를 걷던 이들
불교 미술 조선의 승려장인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조선시대 불교문화에 대한 전시회를 했다. 유교 국가인 조선에서 승려들은 푸대접을 받으면서도 불교에 필요한 각종 불상, 불화, 장식품 등 다양하게 제작하고 만들었다. 이분들 덕분에 조선시대 불교 르네상스를 이루었다.

그분들의 직업 승려장인, 어깨에 해진 바랑을 짊어지고 온 나라를 걷던 이들이 있습니다. 인연 닿는 곳을 마다하지 않는 사이 안개비가 내리고, 봄꽃이 폈다 지고, 가을 달이 찼다 기울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불상을 만들고 불화를 그리던 승려 장인이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불리지 않던 그 이름을 떠올려 봅니다.

그들은 혼자 하려면 막막한 일들을 함께하기 위해 때로는 천 리 길을 마다하지 않고 모였습니다. 뛰어난 능력이 없어도, 느리고 부족해도 각자에게 맞는 역할로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공을 드러내지 않고, 단지 함께 이룬 공덕이 모든 이에게 닿기를 기원했습니다. 누군가는 화가를, 누군가는 조각가를 꿈꾸었던 이들은 마음이 머물고 싶은 곳,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손끝으로 펼쳐낸 또 다른 예술가였습니다.

낯선 곳에서 밀려오는 해 질 녘 쓸쓸함을 떨쳐내고 늘 떠나던 발자국을 따라가 봅니다. 그들이 남긴 상과 그림 앞에서 따뜻함과 평온함을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전시는 내년 36일까지입니다. / 논설위원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