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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을용 아들’ 이태석 “아빠가 황 감독님 도운 것처럼 나도 도움 되고파”


[뉴스시선집중, 임 장순기자] 2002 한일월드컵 폴란드전 첫 골은 이을용이 띄워준 공을 황선홍이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한 멋진 장면이었다. 한일월드컵 20주년을 맞이한 올해는 ‘이을용의 아들’ 이태석(20, FC서울)이 ‘감독’ 황선홍과 호흡을 맞춰 또다시 드라마를 쓸 준비를 하고 있다.

이태석은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남자 U-23 대표팀의 서귀포 전지훈련에 참석했다. U-23 대표팀은 10일부터 29일까지 3주 가량 서귀포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팀 전술을 가다듬는다. 지난해 11월 경주 소집훈련을 통해 황선홍호에 첫 합류한 이태석은 이번에도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황 감독의 테스트를 받게 됐다.

10일 첫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 앞에 선 이태석에게 쏟아진 질문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됐다. 하나는 아버지 이을용과 관련된 것이었고, 또 하나는 2002 한일월드컵 폴란드전에서 아버지의 어시스트를 받아 골을 성공시킨 황선홍과의 인연에 대한 것이었다.

아버지와 똑 닮은 외모를 가진 이태석은 ‘본인이 아버지보다 잘 생겼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자신 있게 “네”라고 답하며 “내가 아버지보다 콧대도 높고, 이목구비도 뚜렷하다”며 구체적인 이유까지 설명해 좌중을 웃게 했다.

이어 그는 “내가 아버지보다 더 나은 실력은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주변에서 뛰는 폼이나 볼 차는 성향이 닮았다고 한다. 내가 아버지 경기 영상을 돌려보면 비슷한 부분이 많은 것 같다”고 답했다. 인구에 회자되는 ‘을용타 사건’을 아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하며 “승부욕이나 투지, 팀을 위해 희생하는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태석은 아버지가 ‘선수’ 황선홍을 도왔던 것처럼 자신도 ‘감독’ 황선홍을 돕고 싶다고 했다. 그는 “아빠가 황 감독님을 도왔듯이 나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돼서 황 감독님의 아시안게임 3연패를 돕고 싶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하지만 이런 꿈을 이루려면 치열한 주전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이번 소집훈련에는 지난해 U-23 아시안컵 예선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이규혁(23, 제주유나이티드), 포항스틸러스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김륜성(20)이 이태석과 함께 왼쪽 풀백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인다.

이태석도 이러한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내가 뭔가 보여줘야 명단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이태석은 자신의 장점에 대해선 “체력적으로 자신이 있다. 그리고 공격적으로 나갔을 때 세밀함이나 결정적인 크로스처럼 팀을 도울 수 있는 결정적인 한방에서 다른 선수에 비해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지난해 데뷔하면서 프로 무대의 템포에 많이 따라가고, 내 장점을 발휘했기 때문에 성장했다고 느낀다. 앞으로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더 많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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