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시선집중, 임 장순기자] 지난해 K리그 영플레이어상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김민준(22, 울산현대)과 정상빈(20, 수원삼성)은 이제 황선홍호에서 한방을 쓰게 됐다.
두 선수는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남자 U-23 대표팀의 서귀포 전지훈련에 참석했다. U-23 대표팀은 10일부터 29일까지 3주 가량 서귀포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팀 전술을 가다듬는다. 김민준은 지난해 11월 경주 소집훈련에 이어 또다시 황 감독의 부름을 받았고, 정상빈은 지난해 부상으로 소집 명단에서 제외돼 이번이 황선홍호 첫 발탁이다.
김민준과 정상빈은 작년 중반까지만 해도 유력한 영플레이어상 후보였다. 윙어 김민준은 홍명보 울산 감독의 신뢰를 받으며 전반기에 많은 출전기회를 잡았다. 선두 경쟁을 벌이는 전북현대와의 경기에서 골을 터뜨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정상빈은 지난해 6월 남자 국가대표팀에 선발되며 팬들에게 이름을 널리 알렸다. 빠른 발과 공간 침투 능력이 장점인 세컨 스트라이커이자 2선 자원으로서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후반기 활약이 주춤하며 영플레이어상은 울산 설영우에게 내줬다. 다른 유니폼을 입고 경쟁을 벌이던 둘은 이번에는 U-23 대표팀에서 룸메이트가 되면서 한솥밥을 먹게 됐다.
김민준은 정상빈에 대해 “경기장에서 몇 번 봤고, 이번에 처음 같이 소집됐는데 우연찮게 방도 같이 쓰게 됐다. 경기장에서와 다르게 밖에서 보니 스무살 같더라”며 웃은 뒤 “후배지만 배울 게 있으면 배우겠다”고 말했다.
김민준에 이어 인터뷰에 나선 정상빈은 “(김)민준이 형의 전반기 플레이를 보면서 나도 배운 점이 있다. 울산의 김민준과 대표팀의 김민준은 또 다를 것이다. 룸메이트가 됐는데 많이 배우겠다”고 밝혔다.
둘은 플레이 유형이 달라 같은 자리를 두고 직접적인 경쟁을 펼치는 관계는 아니다. 하지만 대표팀 내 다른 선수들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고, 2선 전체를 놓고 보면 한정된 자리를 두고 간접적으로 경쟁해야하는 사이기도 하다.
김민준은 포지션 경쟁에 대해 “같은 포지션에 좋은 선수가 많지만 저만의 색깔이 뚜렷하다고 생각한다”며 “왼발잡이 윙어가 없기 때문에 메리트가 있다. 왼발 슈팅과 연계 플레이를 보여드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황선홍에 처음 소집되는 정상빈은 “감독님이 강조하는 빠른 공수전환을 나도 선호한다. 올해 첫 소집인데 부상 없이 많은 걸 배우면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면서 ““볼 없을 때 움직임과 수비 뒷공간 침투를 좋아한다. 이런 점을 보여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