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시향] 청보리 밭에 오는 봄 - 손해인 시인
손해인 시인은 국제펜한국본부 이사장 역임한 한국문단을 이끌어가고 있다
청보리 밭에 오는 봄
손해일
진눈깨비 날리던 겨울엔
생솔가지 군불 지핀
아랫목 뜨신 맛에 살았다
이불 호청을 벗기듯
청보리밭
살얼음 녹이는
돌개울 물소리
비늘 돋친 바람에 실리는
씀바귀의 봄 몸살
은쟁기 보습에
뭉툭뭉툭
겨울이 잘려 나간다
젖은 나목의 가지마다
불을 켜는 눈망울들
오요요
기지개 켜는 버들개지
夢精하는 들녘
내 이제 들로 나가
더운피 흐르는 흙살을 보듬고
꽃씨를 뿌리리라
손해일 시인
서울대학교 졸업
국제펜한국본부 이사장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