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유물을 통한 중국과 우리나라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최근에 국립중앙박물관의 ‘중국 고대 청동기 특별전’에 참석을 했다. 93년 전, 중국의 은허(殷墟) 유적에서 3300여 년 전의 청동기가 대규모로 발굴되었다. 중국 역사상 첫 국가인 상(商) 나라의 실체가 처음으로 드러났다. 중국은 상나라가 멸망 후, 기원전 1046년 무왕이 주나라를 세우고, 그리고 주나라와 동주 시대가 열린 후 진시황이 중국을 통일하기 전까지를 춘추시대라 한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용인대 김길식 교수의 ‘선, 원사 문화와 고대국가(원삼국)의 형성’ 특강을 들은 적이 있다. 기원전 2000년 무렵, 우리 선조들도 구리를 불에 녹여 주석이나 아연을 섞어 빛나고 단단한 청동기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청동기는 칼 같은 무기, 청동거울, 하늘에 제사 지낼 때 쓰는 그릇과 술잔을 만들었다. 청동검은 청동기 시대 지배자의 힘을 상징한다.
우리나라의 청동검은 2가지로 중국의 비파 악기처럼 생긴 비파형 동검과 한반도에서만 발견되는 세형동검이 있다. 검(劍)은 칼날이 양면으로 있고, 도(刀)는 한 면만 칼날이 있다. 비파형 동검은 고조선이 세력을 뻗쳤던 지역과 많이 겹친다. 중국의 청동검은 칼날과 손잡이를 하나의 몸체로 만들었는데, 우리나라 비파형 동검과 세형동검은 칼날과 손잡이를 따로 만들어 끼우는 것이다.
이웃의 큰 나라인 중국과 우리는 고대부터 전쟁을 하면서 공존했다. 중국을 통일한 수나라 문제와 양제는 고구려로 쳐들어왔다. 을지문덕은 살수대첩에서 승리했다. 이 전쟁으로 수나라가 멸망하고 이연이 당나라를 세웠다. 당나라 태종이 다시 고구려를 침략했지만, 안시성 전투에서 양만춘 장군에게 패배했다.
한국과학 문명사에서 가장 뛰어난 창의성이 담긴 11가지 유물과 유적은 성덕대왕신종, 석굴암, 고려청자, 금속활자, 화약과 화포, 거북선, 수원 화성, 석빙고, 온돌, 한글 등이다.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을 겪고도 반도체와 조선 등 세계적인 산업 기술을 획득한 건 우연이 아니라 특별한 DNA가 있었기 때문이다. 삼국시대에는 중국에 견줄 만한 문화 강국이 됐고, 조선 세종 때 과학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그동안 임진왜란, 정유재란, 병자호란 등 중국, 일본과 전쟁을 했고, 어려움을 겪고도 60~80년대 산업화 덕분에 세계 10대 경제 대국이 되었다. 우리는 건국 이래 40여 년간 중국을 경제적으로 앞섰다.
우리 민족의 탁월한 장점은, 첫째, 열정적이고 역동적인 에너지가 매우 많다. 둘째, 부지런하다. 셋째, 흥이 참으로 많다. 중국 ‘시나닷컴’은 ‘봉준호·김연아·방탄소년단(BTS)·페이커·손흥민을 한국의 5대 국보’라고 평가했다. 한편 미국의 유력 스포츠방송 ESPN 기자는 봉준호 감독, 축구선수 손흥민, 그룹 방탄소년단, 프로게이머 이상혁(페이커)를 ‘대한민국 엘리트4’로 선정했다.
고대 유물을 통한 중국과 우리나라를 보며 느낀 점은, 동아시아의 3대 호랑이는 중국, 일본 그리고 한국이다. 세계화 시대 이웃 나라와 문화적, 경제적으로 잘 교류하며 살아야겠다. 우리 속담에 ‘귀뚜라미가 힘차게 울면 가을이 따뜻하다.’ 말이 전해진다. 귀뚜라미는 냉혈 동물이라 체온이 늘 주변 온도와 같다. 항상 주변 국가들의 체온을 살펴보고, 잘 대응하며 열정적으로 도전하면서 살자. 이제 가을이다. 늦가을의 무더위는 곡식을 야무지게 익게 하고, 겨울을 충실히 준비하게 해 준다. 인디언이나 늙은 아낙네를 행복하게 만드는 성인(聖人)의 계절, 대한민국을 세계 4대 경제 대국으로 만들도록 다 함께 노력하자. P.S. 본 원고는 3200자인데 지면 관계상 1700자로 올림.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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