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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시향] 눈 사람 - 성백원 시인

                                                                  

                                     눈 사람


    

    성백원

    

순식간에 내린 눈이 길을 덮습니다

새들은 목마름을 채우고

나무들의 기지개가 꽃을 피웁니다

    

지난밤 어지러운 생각들로

꼬박 샌 손과 손들이

하얀 마음 하나 잉태합니다

빛나는 살결에 박힌 햇살들

세상 추위를 다 녹여낼 듯합니다

    

거짓과 위선의 웃음기를 싹 걷어내고

순결한 뼈대와 텅 빈 내장을 가진 생명

흉흉한 소문의 창들을 비집고

슬만한 시간의 레일을 깔며

희망의 기적을 울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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