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링스 플루트 오케스트라 연주회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사랑 나눔 자선음악회가 여의도 영산아트홀에서 플루트가 주종을 이루는 오케스트라로 연주회를 했다. 소프라노, 알토, 베이스 등 40여 대의 플루트 연주자와 첼로, 하프, 호른, 트럼펫, 드럼 등 50여 명의 시링스 플루트 오케스트라가 아름다운 가을 저녁을 만들었다. 이 오케스트라는 13년 전 창단되어 플루트만이 가진 청아한 소리를 울려 퍼지게 하는 문화예술 단체이다.
첫 곡, 로시니의 오페라 ‘도둑 까치 서곡’은 많이 알려진 곡으로 경쾌하고 명랑하며 웅장하다. 그리고 호쾌한 타격음과 시원한 관악기들, 일사불란하게 폭풍 치는 악기들의 향연으로 오페라 내용은 이탈리아판 효녀 심청 이야기다. 도둑 까치는 약간 서글프고 비장한 소재인데 하녀 니네타 아버지가 배신자로 몰려 고생한다. 까치가 은수저를 삼켜버려서 그녀가 훔친 것으로 오해를 받았지만, 아버지와 니네타는 누명을 벗게 된다.
다음 곡은 모차르트의 ‘플루트 협주곡 1번 1악장’네덜란드의 부호이자 플루트 애호가인 드 장이라는 사람의 의뢰를 받았다. 그는 플루트라는 악기가 당시 성능이 조악해서 자신의 음악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라고 플루트를 매우 싫어했었다. 그런데 플루트 악기가 천상의 소리로 완성하게 되는데, 그 곡이 모차르트의 플루트 협주곡 1번이다. 모차르트의 플루트 협주곡 1번을 플루트 독주 악기로 다른 악기와 아름다운 하모니를 듣다 보면, 꽃구름을 타고 맑고 고운 소리를 듣는 가을을 느끼게 하고 애절함도 있다.
이어서 소프라노 이유진 성악가가 김성태가 작곡한 가곡‘동심초(同心草)’를 노래했다. 이 곡은 광복 이후 민족적인 서정을 강조하며 지은 노래이다. 당나라 여류시인 설도의 춘망사라는 시의 일부를 번역한 가사인데, 이 노래는 애절하고 간절한 목소리에 가을밤 듣기가 좋다.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멜로디의 역동성과 서정성 등 대중적인 의미 때문에 많은 사람이 불렀다.
2부 마지막 곡 리스트의 ‘헝가리 랩소디 2번’ 랩소디(Rhapsody)는 광시곡(狂詩曲)으로 번역된다. 광시곡 중 2번이 가장 유명하고 영화음악으로 편곡되어 만화 ‘톰과 제리’에서도 인용되었다. 랩소디는 자유분방한 기악곡으로 변덕스러움 또는 잡동사니란 뜻에 가깝고, 순간적 기분의 변화, 생활 속의 애환, 민족의 영광과 치욕 등이 주제로 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에 본 영화 영국의 4인조 록 밴드 퀸의‘보헤미안 랩소디’가 생각났다.
이번 시링스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는 김윤정 단장의 사회로 강일순 지휘, 헝가리 출신 다비드 시몬 플루트, 소프라노 이유진 등이 출연했다. 그리고 베르디, 로시니, 모차르트, 베토벤, 구노의 오페라 서곡과 아리아, 김성태의 가곡 동심초를 비롯하여 고전파부터 후기 낭만파까지 시대 등 다양한 곡으로 플루트의 매력을 보여주었다. 음악은 유쾌한 감정을 강화하고 옛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촉매 역할을 한다. 또 한 음악은 삶의 풍요로움과 마음의 평안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영혼을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워 준다. 플루트 오케스트라 연주회를 본 후 깊어 가는 가을밤, 오랜만에 여의도 공원을 걸으면서 음악 덕분에 카타르시스를 풀고 자유와 해방감을 느꼈다. P.S. 이 원고는 4500자인데 지면 관계상 1700자로 올림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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