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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활동) 보령 해저터널과 대천해수욕장 / 류시호 논설위원

신중년을 살아가는 필자와 같은 심정의 노을을 보았다.

보령 해저터널과 대천해수욕장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긴 겨울을 보내고, 봄을 찾아 대천해수욕장을 갔다. 기차 차창으로 본 들판은 모두 농사준비를 하고 있어 자연의 풍요로움을 기원한다. 짐을 숙소에 풀고 대천항과 원산도를 잇는 해저터널을 건너기 위해 버스를 탔다. 원산도는 몇 년 전에 다녀왔지만, 육지와 연결된다고 섬 주민들이 기대가 대단하였다.

지난해 가을 다녀갔는데 바다는 갈 때마다 즐겁고 새롭고 희망을 준다. 오늘 서해 바다의 봄을 맞이하는 아름다운 석양을 바라보니 신중년을 살아가는 필자와 같은 심정의 노을을 보았다. 그리고 지금 이 시각을 멈추고 싶었다. 숙소로 돌아와 시상(詩想)을 떠 올렸다.

입춘 우수 지나 / 대천행 기차에 앉아 / 들판 바라보며 / (중략) / 보령 해저터널 / 바닷속 달리면/ 안면대교 건너 / 찬연한 꽃박람회 / 그때의 봄이 그립다 / 해변의 석양 / 시니어 닮은 붉은노을 / 마음은 봄 향기 찾아 / 남쪽 바다로 달리고 /낙조(落照)의 해풍 마시며 / 세월을 멈추려고 홀로 서 있다.’ 이 시는 봄이 오는 바닷가로 퇴고 중이다.

보령 해저터널은 9년간 공사를 하여 작년 12월 개통한 대천항과 원산도를 잇는 해저터널로 길이가 6927m이다. 그리고 전 세계 해저터널 중 다섯 번째로 길고, 터널을 벗어나면 원산도에서 태안군 영목항까지 1.8km 구간은 원산안면대교가 있다.

그런데 젊은 시절부터 대천해수욕장을 갔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윤형주 가수의 노래비()를 발견했다. ‘조개껍질 묶어 그녀의 목에 걸고 / 물가에 마주 앉아 밤새 속삭이네/ 저 멀리 달그림자 시원한 파도 소리/ (중략)/ 랄라라라라라 ----’

주변 상인의 설명은 2005년에 노래비를 세웠다고 한다. 윤형주가 대학 시절 1970년 여름 이곳에 와서 4명의 여대생을 위하여 30분 만에 작사, 작곡한 조개껍질 묶어이다. 일명 라라라 송인 이 노래는 대학 시절 M.T.나 야유회 때 많이 불렀는데, 여러 해 전 우쿨렐레를 배우며 정식으로 연주법을 배웠다.

봄을 맞이하며 대천해수욕장으로 여행은 보령해저터널을 달려보고, 윤형주 가수의 노래비()를 만났다. 그리고 봄을 노래하는 글감을 얻어 즐거운 여행이었다.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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