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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얼터너티브 뮤직 앨범' 수상 유력.. 2개 부문 노미네이트


[뉴스시선집중, 최현숙기자] 미국 최고 귄위의 음악 시상식 '그래미 어워즈'가 한국시간으로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에선 단연 글로벌 수퍼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와 함께 국내외 음악 마니아들이 주목하고 있는 팀은 '재패니즈 브렉퍼스트(Japanese Breakfast)'다.

재패니즈 브렉퍼스트는 필라델피아의 밴드 '리틀 빅 리그(Little Big League)'에서 기타와 보컬을 맡았던 미셸 자우너(Michelle Zauner·33)의 솔로 프로젝트로 출발했다.

이름만 보면 일본과 연관이 있는 음악가인 것 같지만, 미셸은 미국인 아버지·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미국인 음악가다. 트위터 프로필에도 'PSA: I'm Korean'(공지: 전 한국인입니다)이라고 적었다.

2016년 발표한 싱글 '에브리바디 원츠 투 러브 유' 뮤직비디오에서는 한복을 입고 전자기타를 연주한다. SF 콘셉트로 제작된 2017년 싱글 '로드 헤드(Road Head)'에서는 한국어로 '라면'이라고 쓴 컵라면을 연신 먹어댄다. 2017년과 2019년에 내한공연을 하기도 했다. 2017년엔 월드투어의 종착지가 한국이었다.

2013년부터 재패니즈 브렉퍼스트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했고 2016년 세상을 떠난 한국인 어머니를 추모하며 만든 데뷔작 '사이코폼프(Psychopomp)'를 내놨다.

오랜 기간 무명 시절을 보내다 최근에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초에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음악 산업 축제 '사우스 바이 사우스 웨스트'(SWSX)에서 기조 연설자로 나섰다.

3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이번 '제64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제너럴 필즈'로 통하는 그래미 4대 본상에 속하는 신인상 '베스트 뉴 아티스트'와 장르 분야 중 하나인 '베스트 얼터너티브 뮤직 앨범' 두 부문에 후보로 지명됐다.

'베스트 얼터너티브 뮤직 앨범' 부문 후보에 오른 정규 3집 '주빌리(Jubilee)'는 지난해 빌보드 2021 상반기 최고 앨범 50에 선정되기도 했다. 재패니즈 브렉퍼스트는 중고 신인인데다가 올리비아 로드리고라는 강력한 후보가 있어 '베스트 뉴 아티스트' 수상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지 언론들은 '주빌리'가 '베스트 얼터너티브 뮤직 앨범' 부문을 받을 것이라며 힘을 싣고 있다.

특히 미국 CNN, 미국 엔터테인먼트 잡지 '베니티 페어' 등 현지 주류 언론들이 자우너를 인터뷰하며 대대적인 조명에 나섰다.


CNN은 1일(현지시간) 온라인에 자우너 인터뷰 기사를 게재했다. 자우너는 일본식 아침이라는 뜻의 '재패니즈 브렉퍼스트'라는 밴드명에 대해 어느날 일본 식 조식 사진을 보고 위로를 받은 동시에 맘에 들어 그냥 지은 것이라고 했다.


평소에도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내세운 그녀는 사람들이 자신을 일본인으로 착각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래미 어워즈에 노미네이트된 것과 관련해서는 "너무 신난다"고 했다. "노래를 배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거나, 음계를 빨리 연주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래미 후보에 올랐으니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그래미 어워즈에서 만나고 싶은 뮤지션으로는 리아나, 아리아나 그란데, 프랭크 오션을 꼽았다. "조용히 넘길 수 없는 음악적 영웅들이 내겐 많다."

자우너는 베스트셀러 작가이도 하다. 최근 한국에 출간된 에세이 'H마트에서 울다'가 작년에 이미 미국 서점가를 달궜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추천도 했다.

해당 책은 엄마를 잃은 후의 슬픔에 대해 썼는데 현지 독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자우너는 개인적인 이야기는 쓴 것과 관련 "그냥 감정적으로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음악과 이야기를 세상의 일부와 혼란스러워하는 자신을 탐구하는 방법으로 사용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엄마가 전형적인 호랑이 엄마처럼 보일까 정말 걱정했다. 그러나 내가 솔직하고 정직하게 행동하고, 엄마의 결점과 멋진 점을 모두 보여주면, 그런 부분이 고정관념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다.

이 책은 이민자 부모를 둔 한인사회에서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미국 영화사 MGM의 오라이언 픽처스가 영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영화 '미나리', 최근 애플 TV 플러스(+)의 '파친코' 등 한국 이민 가족을 다룬 작품들이 늘어나면서 현지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비슷한 소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우너는 한국 엔터테인먼트가 미국에서 점점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에 대해 "세계의 미디어에 접속하기가 훨씬 더 쉬워진 것도 한 부분"이라고 여겼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K-콘텐츠가 갖고 있는 가치에 방점을 찍었다.

"방탄소년단(BTS) 같은 스타들은 작사, 비주얼, 안무 면에서 굉장히 높은 제작 가치를 가지고 있다. 동시에 자신들의 프로젝트를 보편적이면서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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