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대공원과 시니어들
류 시 호 / 시인수필가
작년 가을에 다녀온 과천 대공원을 대학 기숙사 선후배들과 최근에 갔다. 코로나19 때문에 야외로 못 나오다가 정부가 해제하고 나니, 봄을 즐기려는 과천행 전철이 만원이었다. 대공원은 10여 년 전 과천시의 학교에 근무하며 아이들과 가끔 가서 낯설지 않다. 같이 간 일행들은 오랜만에 대공원을 왔다며 환영했다. 특히 독립운동가 ‘강우규 평전’을 쓴 은예린 작가를 초대했는데, 대학 후배인 은 작가는 철학을 전공하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작가 활동을 하고 있다.
서울대공원 종합안내소 앞에서 ‘솜사탕 코끼리’ 작품을 만났다. 코끼리 머리 모양의 철재 틀에 하늘·보라·노란색 등 파스텔 색조 유리 여러 장을 끼워 알록달록한 모습이었다. 서울대공원이 가수 임영웅 팬클럽의 기부 등으로 조성한 '히어로 가든'은 아이들과 같이 온 가족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우리나라가 살기가 좋아서 봄꽃 대표 벚꽃은 전국 어디를 가나 볼 수 있다. 한참을 올라가니 진분홍 겹벚꽃이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게 피웠다. 진분홍 겹벚꽃과 청벚꽃은 충남 서산 개심사에 가야 제대로 볼 수 있는데 여기서 보니 더욱 정겹다.
동물원 여러 곳을 둘러보다 공작새가 날개깃을 세우는 화려한 장면을 보았다. 주택에서 공작새를 키워 본 길형환 동문이 공작새가 저렇게 화려하게 깃을 세우지만 집에서는 키울 수가 없다고 한다. 멋진 모습과 달리 밤에 돼지 목따는 소리로 울부짓는다고 했다.
오늘의 주제는 평소의 문학과 역사문화 탐방이 아니 자신을 둘러보고 발표하는 시간을 갖었다. 대학 기숙사 선후배들이 모두 현직에서 퇴직을 한지 10년이 넘고 보니 이제는 자신을 돌아보고 정리하는 시간이 되었다. 특히 대학 후배 철학자가 생각하는 은 작가의 발표에 모두들 공감을 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삶이 아름다운 삶이 아닐까 한다.
이번 문화탐방에서 고교 교장을 역임한 고용석 시인이 동아일보 기자 출신 홍찬선 시인의 시집 2권씩을 나누어 주었다. 남한산성을 노래한 자유시 ‘꿈, 남한산성 100처 100시’와 ‘대한민국 여성은 힘이 세다’라는 시집인데, 기자의 견해로 본 윤여정, 박세리, 조수미, 윤희숙, 인순이, 김연아, 안산 등 예술인, 체육인, 정치인 등을 칭송하고 평하는 자유시, 산문시 형태로 새로움을 발견했다.
화려하고 멋진 봄을 과천 대공원에서 보내며, 대학 동문 시니어들이 연초록 나무 아래 즐겁게 나눈 좌담회 대화는 참 아름다웠다. 헤어지며 은예린 작가가 선배님들 모임이 부럽다는 작별인사에 다음 분기 모임이 더욱 기다려진다. /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