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시인 시향] 한 걸음만 더 가야겠다/ 박가을 시인

한 걸음만 더 가야겠다

                  

                          박가을 

 

창밖을 내다보니

줄넘기를 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뛰고 뒹굴면서 해가 중천인데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화음을 듣는 흐뭇함 가득 담아 총총걸음으로 대문을 나선다

선생이라는 이름을 달고

저들과 함께했던 세월 금술 좋게 여기까지 버텨왔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 덧셈을 하며

촘촘하게 세월을 아끼며 이제는 한 걸음만 더 가야겠다

슬펐던 시간아

즐거웠던 시간아

세상이 움켜쥔 뼈마디마다 회전의자는

그들과의 타협이 현실은 무딘 바람 같았다

떠나야 할 시간 겹겹이 쌓았던 정은 달콤한 커피 맛

즐겨 먹던 구수한 된장 맛보다 그대들의 눈빛이 더 달콤했다

그래, 주어진 세월만큼 한 걸음만 더 가야겠다

누구의 손짓도 그 누굴 탓할 틈도 주지 말자. 선택된 사람

주체할 수 없는 연민 열띤 호흡하며 앞만 바라보며 갈 것이다

검은 머리 흰 눈가루를 뿌려놓을 때까지 얼굴 가득 세월의 긴 줄을 그은 듯

흡수된 행복한 추억 가슴 가득 채워가며 그렇게 뚜벅이며 걸어가자

두 눈에 유리알 뿔테안경을 써야겠다

고마운 사람들아 내가 사랑하는 아이들아

인생길은 목숨을 건 술래잡기를 하며 밤하늘별을 주우러 가자.

       

박가을. 시인/문학평론가

한국문인협회 안산지부 회장 역임

()한국스토리예술연합회 회장. 더스토리방송 대표

도서출판 뜨락에. 한국가을문학 발행인

작품집: 가을에 만나고 싶은 사람 외 9

저서 : 문학 이론과 실제

수상 : 성호문학상. 경기도문학상. 안산문화예술 대상 다수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