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출 간판
박가을
빗소리에 눈을 떴다
창틀 두드리는 소리
나를 부르는 것 같아
바라보니 푸른 나뭇잎 새가 웃고 있다
밤새 속삭였을 저들의 이야기
들었어야 했는데
단꿈에서 허우적거리며 아침을 맞이했다
가랑비에 젖은 세상이 곱다
내 가슴도 흠뻑 적셔져
빗방울에 흔들리는 잎새 같다
어제는 한 사람의 수고가
막혔던 혈관을 관통해 놓았다
그 고마움이 채가시지 못한 채 어른거린다
돌출 간판에 십자가를 세웠다
시장 틈 사람들
눈빛은 예사롭지 않음을 느꼈다.
시인/문학평론가
물품도 한가득 싣고 왔다
저들의 섬김과 사랑이 세상에 빛을 발할 것이다
그제는 먼 길을 출발하며
깊은 마음으로 안부를 묻는다
그대 곁에 축복이 찬란하게 피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