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출간 양미리 <고용석 시인>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무덥고 긴 여름에 전국이 폭우까지 겹쳐 전 국민이 힘들어할 때, 청량제 같은 고고한 새로운 시집을 발간한 현대 시인이 있다. 고용석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은 제목이 ‘양미리’다. 자연에서 쉽게 발견하고 요깃거리가 되는 생선이다.
고향이 강릉인 시인은 어릴 적 바닷가에서 자주 접하던 바다 냄새가 물씬 풍기는 소재를 찾았다. 이 책 70편의 시는 마음 따뜻한 시인으로 그의 빛나는 언어가 마음 아픈 사람들에게 아픔을 따뜻하게 보듬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쓴 시들이다.
‘나는 겨울에만 오는 나그네다. / 모래 속에 묻혀 잠을 자다/ 새벽녘 먹이를 찾아 바다를 떠도는 / 그러다 가난한 어부의 거물에/ 스스로 내 삶을 저당 잡힌/ (중략) / 온갖 악다구니 판치는 세상에서/ 마음 따뜻한 시인이 있다면/ 통째로 내 몸 던져/ 그의 빛나는 언어가 되어도 좋겠다/ 차가운 이 겨울/ 바다는 그저 거칠고/ 그대 양식으로 다가온/ 양미리는 마냥 거룩하고’
산문 시를 즐겨 쓰는 고용석 시인은 대학과 대학원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여자고등학교에서 국어 교사로 근무하다 서울여자상업고등학교 교장으로 퇴임을 했다. 필자와 인연은 대학 시절 기숙사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생활했다.
오래전부터 기숙사 선후배 문화 활동 모임에서 만나면, 전공이 다양한 동문들과 역사와 문학 탐방을 통하여 신중년에 알맞은 인문학 소재들로 참석자들을 리더했다. 현재 서울시인협회 사무국장으로 재능봉사를 하고, 자유시민연대와 서울시인협회 주관 제1회 ‘자유민주시인상’ <대상>을 수상했다.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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