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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활동) 여름의 끝자락 가을을 맞이하며/ 류시호 작가

HARDYS 샤르도네 2019 빈티지 와인을 가져와 와인 특강을 들었다.
여름의 끝자락 가을을 맞이하며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지난여름 폭염과 장대비에 지칠 무렵 지인들과 대천해수욕장 교육청 콘도로 여행을 갔다. 용산역에서 장항선 기차를 타고 달리다 보니, 가을을 알리는 들판에는 곡식들이 익어가고 과일들도 붉게 물들고 있어 풍년을 느꼈다.

열차에서 커피 한잔하며, 필자의 시 가을 바다를 암송했다. ‘철 지난 대천 바닷가/ 해변 그네에 앉아/ 에스프레소 한 잔으로/ 모닥불에 기타 치던/ 추억을 더듬는다/ (중략) 그리운 사람은/ 수평선 너머 있고/ 밀물과 썰물 따라/ 하늬바람 등에 업혀 온/ 전어가 가을 편지를 물고 왔다.’

콘도에 짐을 풀고 택시로 죽도 상화원을 갔다. 이 섬은 소설가 홍상화의 개인 소유로 한국식 정원을 잘 가꾸어 놓았고, 해송이 많아 힐링하기에 좋다. 작은 섬 한 바퀴 도는데 데크 길을 내고 지붕 회랑을 설치하여 더위나 비가 와도 괜찮다.

대천 어항에 가서 맛있는 회와 소라, 전어, 오징어, 멍게, 해삼 등을 구입하여 숙소로 왔다. 그리고 보령 해저터널 입구를 견학하고 바닷가에 갔다. 가수 윤형주 노래비를 보고 바다의 해가 지는 석양을 보며 신중년의 삶도 생각하고 글감도 얻었다.

대학에서 와인과 요리를 가르치던 K 교수가 1853년 설립한 양조장 호주산 HARDYS 샤르도네 2019 빈티지 와인을 가져와 와인 특강을 들었다. 이 와인은 멜론, 파인애플, 사과, 복숭아, 레몬 등 12가지 향이 나고, 멍게, 해삼, 농어, 전어와 궁합이 맞다. 잘 숙성한 해산물과 화이트 와인으로 만찬을 즐겼다. 여행은 장소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함께하는 것에 따라 즐거움의 차이가 생긴다. 여름의 끝자락과 가을을 맞이하며 기차여행은 편안하게 힐링을 했고,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보령시 지역은 유명가수 노래비와 시인의 시비, 말린 꽃 전시장이 있는 개화예술공원, 바다가 갈라지는 무창포 해수욕장, 대천해수욕장, 죽도 상화원, 원산도 해저터널, 삽시도 등 볼거리가 많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보령지역 여행을 추천한다.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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