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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을문학] 지금처럼 - 류근홍 시인

류근홍 시인은 한국문인협회 안산지부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금처럼

 

류근홍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지평선 끝자락은 어디인가

떠나가고 헤어지고 도망가고 빠져나가는

이 세상

온전한 내 것은 없다

 

언제까지 절뚝이며 걸어야하는 건지

 

가끔 콘크리트 숲을 벗어나

바람에 손 흔드는 버드나무 아래 누워 푸른 하늘에게

네 나이가 몇이냐고 묻는다

 

살랑대는 봄바람, 싸늘한 손으로 어서 오라 손짓한다

설령 그곳이 늪이라고 해도 두려워 않고 그녀를 품었다

언제나 꽃길인 줄 알았던

 

녹록하지 않는 세상은

하늘을 다 품어보지도 못한 내 앞을 과속으로 달려갔다

 

인생이란 바람을 타고 떠도는 그리움

그 속에서 나를 끄집어내는 일은 무엇일까

 

복잡한 건 그대로 두고

한발 뒤처진 나의 걸음을 다독거리는 시간이 좋다

 

나이를 잊고 사는 지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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