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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을문학] 광장시장 - 오연복 시인


광장시장

 

오연복   


광장시장에는 광장이 있다

동해와 서해가 만나 남해를 부르는 곳

지리산이 손짓하여 설악과 한라를 앉히고

대간과 정맥이 강 물결 타고 소곤소곤 하는 곳

산도 팔고 바다도 넘기고 들판도 주거니 받거니

오대양 육대주가 막걸리 잔에 실려 흥청거리는 곳

 

빵가루로 쇳가루 부르는 별천지

때때로 떼 지어 표를 사달라고 아우성벌이는 곳

부푼 웃음으로 언 손길 이끌고

세파에 떠밀려 슬그머니 엉덩이 붙이는 곳

연탄 한 장으로 식탁에 웃음꽃 활활 타오르고

엘피지 한 통에 한 달 걸친 군상이 한통속 되는 곳

 

광장시장에서는 광장도 판다

코로나를 도마에 올려 통쾌하게 응징하는 곳

코로 나를 지키자는 입이 성시를 이루고

코로 나를 지킨다에 귀가 번쩍 뜨이는 곳

코로나는 일구(19)지 말고 씹구(19) 가자는 코로나 십구(19)의 광장

광장시장은 마스크가 콧김에서 벗어나는 해방구이다

트로트가 광장시장에서 버스킹을 한다

기생충이 봉준호를 태우고 다닌다

방탄소년단이 지구촌을 몰고 온다클래식이 복식호흡을 한다

한바탕 오징어게임이 펼쳐진다

광장시장은 인류의 플랫폼이다.

     


오연복

시인, 작사가, 칼럼니스트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한국신문예문학회 부회장

아태문인협회 부이사장, 대한민국인물대상, 샘터문학상 대상

한용운문학상, 신문예문학상, 천등문학상 등 다수

대표시집 세상에서 가장 긴 시

대표CD부다페스트 아리랑

대표가곡 김치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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