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에서 시니어 모델까지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최근에 정부투자 기관 디지털진흥원에서 AI(인공지능) 연구용 모델에 선발되어 옆지기와 출연했다. 그동안 TV 방송국은 여러 번 출연했지만, 연구용 모델은 처음으로 센서를 부착한 로봇이 되어 3차원으로 50가지 동작을 반복하여 촬영했다. 다음날 몇 가지 옷을 갈아입고 130대의 카메라가 3차원 촬영했다.
필자는 대기업 자동차 회사를 명퇴 후, 교사 임용고시에 합격하여 교육 공무원으로 근무했다. 공무원 퇴임 후 중부매일 아침 뜨락 고정 필진과 동북일보와 뉴스 시선집중 논설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런데 아내와 함께 강남시니어클럽의 모델 모집에 지원, 서류 전형과 면접을 거쳐 시인에서 시니어 모델로 활발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시니어 모델 활동 사연을 열거하면, 채널A 100세 시대 건강관리, KBS 바른 운동기구 사용법, MBC 협착증 관리, 한국관광공사 광고, KBS 황금연못 토크쇼에 출연하였다. 녹화하다 보면 이은하 가수, 이만기 씨름선수, 전유성 개그맨, 남상일 국악인, 유명한 의사, 국민에게 사랑받는 아나운서 등과 함께하여 기분이 좋다. 그리고 시니어로서 보람과 소정의 출연료를 받아서 우리 부부가 즐거운 신중년의 삶을 살고 있다.
그동안 방송국 건강 프로그램에 많이 출연을 했는데, KBS 황금연못은 진행과정이 많이 달랐다. KBS 황금연못 토크쇼는 출연을 위해 부부가 아침부터 방송국에 가서, 리딩 연습을 하고 오후 내내 녹화를 했다. 이 프로그램은 시니어들이 자신의 경험 스토리를 작성하여 보내면, 작가가 각색하여 즐거움을 선사하는 이야기들이다. 황금연못 토크쇼는 방영 후 평소에 연락이 뜸하던 친인척, 친구, 지인들도 연락이 와서 방송의 위력을 깨달았다.
필자가 시니어 모델 활동하기 전, 학생과 성인 글쓰기 지도를 하다가 시각장애인 대상 시와 수필, 산문, 자서전 지도 재능봉사를 하여 많은 박수를 받았다. 그리고 서울시 지하철 안전문 공모전에 당선되어 지하철 안전문에 게시되었고, 필자의 시가 21세기악회(회장 연세대 음악대학 유범석 교수) 가곡으로 선정 작곡되어 발표되었다. 한편, 종자와 시인박물관(관장 신광순) 운영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류시호의 시가 박물관 경내에 시비(詩碑)로 건립되었다.
글쟁이가 된 사연은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 자동차연구소에서 재직하였는데 대학재학 당시 교수진이었던 박목월 시인, 손장순 소설가, 백철 문학평론가 등을 통해 글쓰는 법에 대해 배웠다. 그리고 회사에 다닐 때도 사보에 글을 게재하고 사내 연수원에서 강의하며, 대학에서 공부한 글쓰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었다.
중년 이후를 보내는 분들께 권유하는 것은 누구나 한가지 달란트가 있는데, 그것을 발견하고 가꾸어 열정적으로 도전하기를 주문한다. 영국의 대니얼 디포는 59세에 로빈슨 크루소를 썼고, 미국의 모지스 케이스는 76세에 처음 붓을 들어 101세 때까지 미국의 국민화가로 불렸다. 여몽 정현수 작가는 ‘노인이 쓰러지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불타 없어지는 것과 같다.’고 했다. 그리고 100세 시대 노인의 지혜도 중요함을 잊지말자.
필자의 인생 모토가 '열정적으로 도전하면서 살자'다. 무엇보다 건강한 신중년의 삶을 살려면 체력은 필수라고 생각하여, 매일 새벽 1시간씩 헬스장에 가서 자전거 타기와 근력운동을 병행하고 있다. 시니어 모델을 꿈꾸거나 중년 이후의 삶을 사는 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누구에게나 본인의 직업으로 발현되는 것 이외에 숨은 재능이 반드시 있다고 믿는다. 중년 이후의 삶은 그 달란트를 발견하고 계발하는 시간을 채워가면 하루하루가 지루할 틈 없이 빛날 것이라 믿는다. P.S. 이 원고는 2700자 인데 지면 관계상 1850자로 올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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