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시선집중, 변진우기자] # 저는 중증 시각장애인입니다. 인턴제 사업에 참여하기 전 저는 항상 누군가 정해준 길로 다니는 수동적인 사람이었습니다. 누군가 정해준 시설에 살고, 정해준 공부를 하며, 정해준 진로를 탐색하며 인생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결정에 ‘나’라는 사람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턴으로 근무하는 동안 다양한 사람과 소통하며 제가 하는 결정에 대한 확신과 주관을 갖게 됐고, 점차 큰 결정에 ‘나’가 녹아들기 시작했습니다. 인턴으로 일하며 세 가지 큰 결정을 하게 됐는데, 첫째로 하고 싶은 공부를 학점 은행제를 통해 시작하게 됐고, 둘째로 사회복지사로 진로를 결정하여 자격증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살고 싶은 지역에 집을 고르고 계약까지 마무리하게 됐습니다. 이제야 온전히 ‘나’를 찾은 기분이고 스스로도 자랑스럽고 커다란 성취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 ’22년 중증장애인 인턴 P씨(노원장애인자립생활센터어울림)
서울시는 11월 25일(금) 오전 11시 서울시청 간담회장에서 ‘2022년 중증장애인 인턴제 수기 공모전’ 시상식을 개최했다.
‘중증장애인 인턴제’는 중증장애인에게 장애인 복지시설 등에서 10개월간 인턴으로 근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취업역량 강화 및 지역사회 참여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2015년부터 올해까지 총 196명의 장애인이 참여했다.
중증장애인 인턴은 사업 기획부터 회계 관리, 기관 운영사업 업무보조 등 다양한 업무를 맡고 있다.
이번 공모전은 올해 사업에 참여한 인턴과 관리자를 대상으로 인턴제 참여 전후의 변화, 인턴의 역량강화 위해 노력한 사례, 장애인 인턴에 대한 인식 변화 등을 주제로 진행됐다.
지난 9월 30일부터 10월 31일까지 총 16개(인턴 11, 관리자 5)의 수기가 접수됐고, 시는 외부 전문가 심사를 거쳐 총 7개(인턴부문 4, 관리자부문 3)의 입상작을 선정했다.
인턴부문 : 최우수-김자람(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우수-김소연(도봉노적성해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장려-김하성(강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여건민(은평늘봄장애인자립생활센터)
관리자부문 : 최우수-조경희(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우수-임종민(사람중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장려-박상영(강서뇌성마비복지관)
시는 25일 시상식을 열고 올해 사업에 참여한 인턴 전원을 초대한 가운데 수상자 7명에 대한 서울특별시장상을 수여했다.
인턴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김자람 인턴(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은 “인턴은 어떠한 시행착오도 용납된다는 점에서 ‘무(無)’에서 시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인턴제 참여를 희망하면서도 한편으로 망설이고 있는 분들에게 과감히 도전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시 장애인자립지원과 김건탁 과장은 “이번 공모전을 통해 ‘중증장애인 인턴제’ 사업이 취업을 희망하는 장애인에게 얼마나 필요한 사업인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며,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인턴제를 통해 업무경험을 쌓고 좋은 일자리를 찾아가실 수 있도록 사업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