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에세이)청암문학 제21호 秋冬호(발행인 방효필)/ 류시호 논설위원

예술에도 철학과 인문학이 배워 있어야 혼이 살아난다.

프랑스 설치 미술가와 천경자 화가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프랑스의 설치미술가 장 미셸 오토니엘의 정원과 정원전시회가 있어 참석했다. 이번 전시는 유리구슬로 만든 각종 조각 작품으로 유명한 화가가 최근 10여 년 동안 발전시킨 조각, 설치작품 70여 점을 선보였다. 미술관에 들어가니 천장으로부터 매달린 화려한 구슬 작품 목걸이가 있었다. 이 작품은 멕시코의 수학자인 오빈 아로요와의 협업을 통해 제작했다고 한다. 그런데 유리구슬을 엮은 매듭 모양이 참 예뻤다. 오토니엘의 이번 전시 특징은 사람들이 무엇인가 바라는 소원(所願)을 상징하는 작품이 많았다.

오토니엘 작가는 미술관 건너편 덕수궁 정원 연못 두 곳에 연꽃 모양의 황금빛 구슬을 설치하였다. 한국을 몇 차례 방문했던 오토니엘은 덕수궁 연못을 눈여겨보았다고 한다. 여름이 되면 주변이 온통 수풀로 뒤덮인 초록색으로 바뀌고, 연꽃이 피는 연못에 황금 연꽃을 띄우면 최고 아름다움을 선사할 수 있다고 생각을 했다.

필자의 미술에 대한 지식은, 교직에 근무할 때 박물관 연수를 받으며 미술에 대한 안목을 넓혔다. 우리나라 미술품은 장승업 이전 작품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관리하고, 장승업 이후 미술품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관리한다. 특히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서양미술사와 한국 미술사를 배우며 지식을 많이 넓혔다. 몇 년 전부터 미술품이 디지털 하여, 아름다운 영상으로 보여주고, 그림에 맞게 음악도 흐른다. 그리고 네덜란드 고흐의 미술 세계는 영화로 나왔는데, 100여 명의 화가가 고흐의 그림을 그려 음악과 함께 입체적으로 관객을 홀렸다.

이어서 2층에 상설전시되고 있는 영원한 나르시스트, 천경자 화가 전시장을 갔다. 그녀는 내 그림들이 흩어지지 않고 시민들에게 영원히 남겨지길 바란다.’, 60여 년에 걸쳐 제작한 작품 93점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하였다. 한국 화단의 대표적 작가 천경자(千鏡子) 화백은 전남 고흥에서 태어났고, 일본 동경 여자미술전문학교를 졸업했다. 재학 시절 조선 미술 전람회에 연속 입선하면서 화가로서 역량을 인정받았다.

천경자 화백은 1952년 뱀 그림을 발표하여 화제를 모았다. 전통적인 동양화 기법을 벗어나 문학적, 설화적 면을 강조해 여인의 애환과 꿈·고독을 환상적인 색채의 화풍으로 구사했다. 20년 전, 소장하고 있던 작품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하여 천경자실에 상설 전시되어 있다. 그녀는 문학에도 관심이 깊어서 신문과 잡지에 꾸준히 글을 발표하였고, 첫 수필집 여인소묘(女人素描)를 비롯하여 천경자, 남태평양에 가다, 오직 붓과 종이만 의지하고,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 탱고가 흐르는 황혼 등 총 18권의 수필집을 출간하였다.

프랑스의 설치미술가 장 미셸 오토니엘과 천경자 화가의 전시회를 보며 느낀 점은, 예술 중 미술 분야의 작가들이 더욱 빛나 보인다. 필자는 예술 중 음악에도 관심이 많아서, 40년 전부터 클래식 음악회에 자주 참석한다. 공자는 논어에서 수양을 쌓고,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했다.’ 예술가는 영혼의 자유로움을 발휘하여 작품을 만들겠지만, 예술에도 철학과 인문학이 배워 있어야 혼이 살아난다. 예술 세계의 표현은 끝이 없다. 바쁜 일 잠시 접어두고, 미술관이나 갤러리, 음악회에 가서 상상의 나래를 펴자. 우리 모두 자주 명화감상도 하고, 음악회에서 힐링도 하며, 예술을 사랑하는 문화 국민이 되자. P.S. 이 원고는 3200자인데 지면 관계상 1700자로 올림. / 논설위원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